거위는 인게임 마이크가 가능한가, 그렇지 못하는가에 따라서 운용법에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인게임 마이크가 불가능한 방에서는 캐거 밟은 오리를 눈치껏 찾아야 하지만, 인게임 마이크가 가능하다면 확실하게 처단하는 대상이 된다. 마이크가 불가능한 공개방에서는 무능력과 거의 동일한 장의사가 비공개방에서는 마이크가 가능하다는 이유 하나로, 미루면 미룰수록 불리해지는 신고를 거위 스스로 스스럼 없이 미루게 되는 1.5티어급 거위가 된다.
또한, 인게임 마이크가 가능하다면, 오리의 활동반경 차체를 쉽게 봉쇄하는 몇 가지 거위 기술들을 더욱 쉽게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마이크가 가능하든 가능하지 않든 상관없이, 기본적으로 거위가 그냥 목숨 걸고 거위의 승리만을 위해 뛴다고 가정할 때, 거위의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필승법은 미션승일 것이다.
사실, 숙련자에게 미션이라고 해봐야, 유일하게 오리에게 약간이라도 도움이 되는 답도 없는 낚시 미션과, 그냥 시간만 오래 걸리는 미션군인 대화 미션, 쥐잡기 미션, 개미 10마리 잡는 미션, 물 따르기 미션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미션이 수 초 안에 끝날 정도이다.
만약 유령 거위라서 이동에 제약이 없다면, 최대 미션인 8개를 해봐야, 모든 미션을 2분 정도면 여유롭게 끝낼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구구덕의 게임 구조상, 거위가 다 죽더라도 미션이 완료되면 이긴다.
따라서, 시작하자마자 모든 거위가 약속한 듯이 다 미션승을 위해 미션만 하고, 심지어 죽어버리더라도 신경 쓰지 말고 유령이 되어 미션만 하면 거위는 필승이다.
미션승을 주기 싫은 오리가 거위를 썰어버리면, 오히려 유령 거위가 되어 더 빠른 미션승이 가능하다!
거위 칼직보고 칼을 사용하지 말라고 이야기해두고 시작한다면, 지금부터 써는 사람은 모두 오리 아니면 송골매이다. 대놓고 써는 행위를 본다면 시체를 신고하고 달면 된다. 심지어 그냥 거위 칼직이 칼직임을 선언하고 아무나 썰어버려도 된다. 오리가 죽으면 이득이고, 거위가 죽으면 더 빠른 미션승이 나올 것이다. 투표 시간에 거위를 달아도 그만이다. 죽어서 유령이 되면 더더욱 빠른 미션승이 나올 것이다!
도도새가 무섭다면, 달지 말고 건뛰만 해도 된다. 전혀 추리를 할 필요도 없다.
비둘기가 무섭다면, 게임 시작하고 미션 3-4개 정도 한 타이밍인 1분 정도 후에 종 한번 치고, 다시 남은 미션을 하면 된다.
자신이 조관인지, 탐정인지, 흉내인지 등 직업도 전혀 상관없다. 그냥 무능력 거위라고 생각하고, 거위가 가진 능력을 사용할 시간에 차라리 미션을 해라! 정전 사보가 터져도 미션은 할 수 있지 않은가?
만약 수백 판 이상 구구덕을 즐긴 숙련된 거위들이 미션승만을 위해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면, 2분에서 3분 정도면 미션승이 나올 것이다. 지금 게임 판도에서, 절대 킬쿨 20초짜리 오리는 그 시간 이내에 들키지 않고 모든 거위를 썰어버릴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솔직히, 미션승을 위해서만 모든 거위들이 약속한 듯 움직인다면, 16명 3오리 세팅의 방이든지, 방장의 세팅인 12명 2오리 세팅의 방이든지 상관없이 미션 개수가 10개여도 부족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보통 채택되는 6-7개 미션은, 거위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옵션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론상으로는 사기적인 이 필승법이 아직까지 공방에서 잘 사용되지 않는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일반 공방에서는 미션이 지나치게 느린 초보 거위들이 한, 두 명이 꼭 껴있다. 그래서 오리도, 거위도, 중립도 이 게임이 2분 내외에 미션승으로 끝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는 운영을 하기 때문이다.
오리도 빠르게 써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자신이 들키지 않는 것을 1순위로 생각하면서 썬다. 심지어 거위들도 어차피 미션 하러 돌아다니다가 썰리면 억울하고 심심하니, 미션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수다를 떨고 본인의 능력을 사용하는 등 미션은 2순위, 3순위로 행동하고 있다.
어차피 단 한 명이 단 한 개의 미션을 끝내지 않아도 미션승은 불가능하니깐, 혹시라도 우리 거위들 중에 초보 거위 또는 게으른 거위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거위들이 아주 빠른 미션승을 해 즉시 승리로 게임을 끝내자는 암묵적 합의가 성립할 수 없어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가 있다. 구구덕에서 가장 재미있는 메인 테마를 꼽으라면, 동선과 링크를 추려내어 우리 중 숨겨진 살인마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문제는 이 필승법인 미션승을 유도하는 것은, 위 테마를 전혀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리는, 즉, 구구덕 재미의 근간을 흔드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거위는 그냥 미션 하는 기계가 된다.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모든 거위가 동시에 미션을 하면 이긴다. 손가락 아플 정도로 미션만 하면 된다. 추리하고 목소리를 낼 필요도 없다.
비록 거위는 필승하겠지만, 재미는 없다. 게임을 켰음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기계가 될 뿐이다.
그렇게 거위가 6-7개의 미션 하는 동안, 오리는 걸리지 않고 그 짧은 시간 안에 거위를 모두 죽이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오리는 미션 막대기가 끝까지 차오르는 것을 보며 조급해하다가 패배하는 게임이 된다.
그럼 오리도 재미가 없다. 아무것도 못 하고 당하는 느낌만 들 뿐이다.
즉, 거위가 이딴 식으로 게임을 진행한다면, 거위가 반드시 이기기야 이기긴 하겠지만, 게임의 재미가 없어지는 것을 경계한 고수 거위들의 암묵적 합의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래도 만약, 고수들만 모아둔 방에서 이 게임 한 판에 목숨을 걸라고 한다면, 거위는 약속한 듯 미션승을 달리는 것이 제일 사기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그럼 이제 게임 운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게임의 재미도 살리고, 고수들이 미션승을 향해 뛰더라도, 적절한 밸런스를 맞추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효과적이고 빠른 방법은, 죽은 거위에게 불이익이 있게 만들면 된다.
꼭 알림직 거위가 아니더라도, 거위가 죽어서 유령이 되면 도움이 되는 이 구조 자체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자살특공대 거위들이 죽으면 아무런 손해가 없고, 오히려 이득이 되니 죽는 것이 무섭지 않다.
거위가 죽으면 반드시 어떠한 방식으로 손해가 있어야 한다. 그럼 거위도 이기적으로 움직이고, 살기 위해 움직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미션을 하는 것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단순히 죽은 거위를 패배 처리하면 안 된다. 그럼 죽은 거위들은 오히려 미션에 협조하지 않거나 탈주해버릴 것이다. 만약, 미션에 일부러 협조하지 않는다면 거위가 이기기 너무나도 힘들다. 죽일 수 있는 시간이 무한하다는 뜻이니 오리에게 너무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죽은 거위가 탈주해버리면 해당 미션을 안 해도 되는 게임의 구조상 살아있는 거위에게 전보다 더욱더 빠른 미션승이 나오는 역효과만 나온다.
패배와 불이익 사이 어딘가에서 만족할 만한 해결책이 나와, 거위들에게 죽는 것이 이득이 되지 않아야 하지만, 그와 동시에 죽더라도 죽은 거위가 미션을 계속해야 하는 메리트가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구구덕 운영자들의 머리 아픈 숙명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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