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거위들이 반드시 이기는 방법인 빠른 미션승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론상으로는 매우 사기적인 이 방법은, 22년 7월 22일 대규모 패치로 인하여 남은 거위의 미션을 살아있는 거위가 대신 해야 하는 방식으로 패치되며 사용이 불가능해졌다.
또한, 그 전부터도, 방장이 진행했던 스크림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했었다. 왜냐하면 거위가 살아서 승리할 때에, 죽어서 승리할 때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받기 때문이다.
즉, 팀을 위해 죽더라도 미션을 하면, 미션승 타이밍은 매우 빠르게 가져오겠지만, 그러다 본인이 죽어버린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리 거위 연합은 높은 승점을 받는 동안, 미션을 열심히 하는 거위는 낮은 점수를 받는다.
따라서, 스크림에서는 무작정 미션을 하는 것보다는 각자 본인의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그렇다면, 7월 22일 패치 이후에도 사용할 수 있으며, 생존에 따라 점수를 차등을 주는 대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거위 필승법은 없을까?
있다.
첫 번째 방법에 비하면 승리까지 시간은 조금 더 걸리지만, 반대로 생존율은 그냥 플레이 하는 것 보다 훨씬 높아지는 방법이다. 그래서, 당장 살아있어야 하는 대회 세팅에서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필승법 한 가지를 소개하겠다.
물론, 공방 세팅에서도 사용 자체는 가능하다. 다만 평상시보다 시간이 오래 걸림으로 유저들이 협조해 줄 가능성이 극히 낮아서 그렇지, 모든 거위가 탈주하지 않고 반드시 거위의 승리를 위해서 합리적으로만 움직인다고 가정한다면, 공방에서도 사용 자체는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구구덕의 특성상, 거위는 뭉치면 뭉칠수록 유리하다.
너무 당연한 사실이지만, 사실 많은 구구덕 유저들이 인지한 그 이상으로 너무나도 강력하다.
거위는 혼자 있을 때는 썰리라고 있는 존재지만, 단 두 명만 링크를 해도 오리 입장에서는 써는 것이 매우 부담스럽다.
두 마리의 확실한 거위가 풀 링크를 하고 있으면, 한 마리의 오리가 들키지 않고 썰어버릴 방법은 아예 없다. 만약 막고라를 걸기 위해 한 마리를 썰어버리고, 막고라를 건다면 50% 확률로 1:1 교환, 50% 확률로 2:1 교환까지는 하는 것이 최소한의 방법이다.
최소한의 타계법인 셈인데, 사실 평균적으로 오리는 거위+중립 3마리 이상을 썰거나 몰아가서 달아야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사실 거위가 단 두 마리만 뭉쳐도 거의 무조건 오리가 손해 보는 장사이다.
다른 오리 한 마리를 더 데려와 더블킬을 하지 않는다면, 혼자서는 어떻게든 손해 없이 타계가 불가능하다. 진짜 거위 입장에서는 단순히 둘이 붙어있기만 하면 된다.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쉬운 전략인데도, 오리 입장에서는 파훼할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구구덕이나 어몽어스 따위에서 초등학생 방에 잘하는 성인이 접속한다고 하더라도, 쉽게 양학이 나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이미 친한 초등학생들끼리 다닥다닥 붙어있으면, 오리가 아무리 잘하더라도 운신폭은 매우 제한되기 때문이다.
이것보다 더 나아가서, 확실한 거위가 3마리가 풀링크로 뭉쳐있다면 어떤가?
거기서 오리가 "들키지 않고" 썰어버릴 방법은 없다.
심지어 두 마리의 오리가 더블킬을 하더라도, 그 남은 거위의 2:1 막고라(날 달고 아니라면 둘 다 오리에요)로 셋 다 달아버리면 결국 2:3 교환을 하게 된다. 비율로 따지면 차라리 2:1 교환 두 번을 하는 것이 더 좋다...
남은 거위 한 마리가 더 달리면 게임이 끝날 정도로 이미 오리가 거의 다 이긴 판이 아닌 이상은, 거위가 3마리 뭉쳤을 때에는 모든 오리들을 동원해서 트리플킬을 만들 정도가 아니라면 파훼법이 없다.
물론, 정전 사보를 한다든지, 중립의 도움을 받는다든지 등 보조적인 방법의 가능성 자체는 있으리라고 생각은 하지만, 정전 사보도 좁아진 시야 안에서 셋이 모두 뭉칠 수 있는 팀워크가 있으면 그만이고, 중립의 도움은 중립이 엄청 눈치가 빠른 초고수가 아닌 이상, 현실적인 공방 수준의 차원에서 도움을 받기는 힘들다.
즉, 3/3/10 세팅에서, 10마리 거위 중 고작 세 마리만 경기 내에서 풀링크가 된다면, 오리 입장에서는 매우 답답하게 게임이 전개된다.
이 사기적인 거위 필승법은 마피아류 게임의 근본 자체를 흔들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 얼마나 사기적인지는, 아래의 예시를 통하여 설명하겠다.
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TV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필자가 전부 챙겨본 몇 안 되는 TV 프로그램이 있다.
"더 지니어스"라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이 매주, 제작진들이 직접 제작한 새로운 게임들을 하고, 거기서 패배한 사람 중에서 꼴등 한 명을 탈락시켜 최후의 생존자 1명이 남을 때까지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게임에도 구스구스덕과 비슷한 포맷의 게임을 여러 번 한 적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에피소드가, 시즌4 그랜드파이널 5라운드에서 진행된 "충신과 역적" 게임이다.
이 게임에선, 9명의 플레이어 중, 서로 누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수가 많은 6명의 충신과 서로 누가 누군지 알고 있긴 하지만 수가 적은 3명의 역적 팀으로 나누어 경기를 진행했다.
정보를 모르는 다수와 정보가 있는 소수. 그 소수를 투표로 색출해내는 과정.
위 구조는, 9명의 플레이어 중에서 6명의 시민과 3명의 마피아가 있다면, 이와 거의 비슷한 세팅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그래서 필자는 이런 게임을 모두 마피아류 게임이라고 부른다.
만약, 위 게임이 마피아였다고 생각해보자. 평범한 마피아 게임에서, 마피아 3 vs. 6 일반 시민이라면, 어느 쪽이 유리할 것 같은가?
물론, 여러 변수가 많기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마피아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세팅이라고 하지 않겠는가?
왜 이런 상황에서 마피아가 유리한지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라고 한다면, 물론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가장 큰 이유로 꼽겠다.
시민은 서로가 서로를 모르지만, 마피아는 서로가 서로를 알고 있다. 비록 마피아의 수는 적지만, 정보의 파악 부분에서 마피아가 압도적으로 더 빠르기 때문에 더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시민은 한 명씩 죽으면서 마피아를 확인해야 하는데, 마피아 3명이 동시에 선동을 하는 상황이라면, 6명 중에서 단 2명이라도 마피아 쪽 선동에 동참하는 순간 투표에서 시민 4 : 5 마피아가 나오며 반드시 마피아가 이긴다.
즉, 시민 6명 중, 최소 5명이 "아무런 정보도 없지만" 누가 시민 팀인지, 누가 마피아 팀인지를 정확히 추리해야만 이길 수 있는 구조이다.
이렇게 보면 마피아 셋과 시민 여섯 명의 싸움은 마피아 측이 많이 유리해 보인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게임에서, 마피아는 다른 마피아들을 단순히 서로 알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무조건적인 정보의 비대칭성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그게 비록 눈치일지언정, 자신들끼리만 알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제2의 창구가 필요하다.
눈치껏 아군 마피아가 시민 두 명을 선동하려고 한다면, 빠르게 누가 선동을 당하는 대상인지 눈치를 채고 그 둘을 확실히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시민은 누가 아군인지 파악할 수 없지만, 마피아는 확실한 아군을 파악한 상태로 시작하니, 누구의 눈치를 봐야 하는지 시민보다 더 빠르게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바로 이 점에서 알 수 있다. 마피아가 유리한 이유는, 정보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속도에서 마피아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구조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인 것이다!
그리고 만약 이걸 파악하지 못하는 눈치 없는 마피아가 있다고 하더라도, 밤이 되고, 시민들 몰래 마피아끼리만 일어나서 손짓으로 누구를 죽일지 토의하는 식으로라도 간접적으로 누가 위험한지, 누구를 몰아가야 하는지 등 최소한의 정보를 공유할 시간은 주어진다.
따라서 마피아 3명은 정보의 비대칭성을 잘 활용해 합을 맞추고, 다음 전략을 만들기 정말 쉬운 구조에 비하여, 시민 6명은 정보의 비대칭성 때문에 합을 맞추기는커녕 누구와 합을 맞춰야 하는 것을 찾아내는 것부터가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저 "충신과 역적" 게임을 설계한 더 지니어스 제작진은, 마피아류 게임에서 갖춰야 할 가장 기본적인 정보의 비대칭성 부분을 너무 간과했다. 역적끼리 정보나 전략 따위를 공유할 수 있는 시간. 즉, 전부 흩어져서 충신들이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동안 역적끼리 자연스럽게 접촉할 수 있는 시간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강제했어야 했다. 그러나 게임 내에서 그런 디테일한 부분까지는 설계하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런 부분에서 허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파악한 장동민님은, 이 게임이 시작하자마자 충신의 필승 개념 하나를 제안한다.
장동민님이 정보의 비대칭성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이해한 것인지, 아니면 반드시 게임을 이기기 위해 본능적으로 생각해 낸 것인지는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게임이 시작하자마자 던진 첫 발언이 위와 같았다. 역적이 가지고 있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활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필승법에 대한 개념을 제시한 것이다. 이를 바로 이해한 홍진호님이 더 구체적인 필승 계획을 세운다.
홍진호님은, 9명 모두가 지금 이 순간부터 절대 각자 따로 자리를 만들지 못하도록 9인 풀링크를 만드는 방식으로 구체적인 계획을 모두에게 전달한다. 심지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생리현상조차도 봉쇄해버리며, 만약 어떠한 이유가 있더라도 소수가 따로 정보를 공유하려고 약간이라도 움직이는 즉시, 바로 다수결의 힘으로 패배하게 만들어 버린다고 협박하여 역적이 가지는 우위인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어 버린다.
시작하자마자 역적들이 손, 발이 다 잘리고 시작한 것이다.
제작진은 아마 다수 속에 숨어있는 배신자 소수를 적발하는, 마피아류 같은 게임이 진행되는 동시에 마피아가 다른 마피아를 배신하는 등 이런 재미있는 구도를 기대했겠지만, 홍진호님의 단 한 번의 발언으로 게임에서 역적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어져 버리고, 급격히 충신 연합이 유리해진다.
그렇게 이 게임은 시작하자마자 역적 2명이 적발되며 게임이 터져버린다. 남은 한 명의 역적이 힘들게 6:1 싸움을 했지만, 결국 발각되며 역적연합은 아무것도 못 해보고 완전히 패배해 버렸다. 6:1로 홀로 외롭게 싸우던 남은 한 명의 역적에게도, 충신 연합은 마지막에 배신까지 강요하면서, 결국 게임 초중반에 발각된 두 명의 역적들에게 능욕을 선사하며 승리했다고 할 수 있겠다.
이건 필자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본 내용과는 별 상관이 없지만, 고수들 기준으로 했을 때, 마피아류 게임에서 더욱 악랄한 것은 다수결의 힘으로 투표마다 사람을 하나씩 제거하며 마을을 감성 추리 인민재판으로만 통치하는 시민이다. 구구덕의 오리 vs. 거위 싸움도, 만약 꼭 이겨야만 하는 아주 중요한 게임이라면, 다수결의 논리를 앞세우거나 게임의 근간을 흔드는 더러운 필승법들을 사용할 수 있는 거위가 더욱 악랄하게 행동할 가능성이 높다. 나쁜 오리가 착한 거위를 써는 것이 아니라, 나쁜 거위가 제대로 된 재판 없이 막 사형을 남발하는 인민재판을 하는 게임이다.
더 지니어스 프로그램 역사상, 게임 자체가 다수결 게임이라서 시작하자마자 다수 연합이 소수를 죽이기 위해 뭉쳤으며, 그렇게 다구리를 시전하다가 당하기만 하는 소수가 게임을 할 의지를 포기하는 방식의 정치질 에피소드를 제외한다면, 제대로 싸워보려던 경기 중에서는 역대급으로 한쪽이 압도적 승리를 한 에피소드라고 생각이 든다.
이런 사태가 발생한 원인은, 게임의 설계부터, 정보의 비대칭성을 살릴 수 있게 설계하지 못한 제작진의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아무리 마피아 게임에 정통한 똑똑한 사람이 온다고 한들, 저런 구조적인 상황 속에서 역적으로 돌파가 가능했을까?
만약, 시작할 때 장동민님과 홍진호님으로부터 설계된 9인 풀링크만 막을 수 있는 무언가 장치가 존재했더라면, 위 "충신과 역적" 게임은 정말 서로 속고 속이는 스릴 넘친 마피아 게임이 되었을 것이다.
이는, 마피아류 게임에서, 마피아 역할 군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이다.
그럼 본론으로 돌아와서, 구스구스덕은 어떤가?
구구덕에서 중요한 정보는 누가 어디서 썰렸는가, 시체를 언제 봤으며 그때 누가 누구와 알리바이가 성립하는가 등 이런 정보들이다.
마피아 역할인 오리가 다수인 거위들이 위와 같은 정보를 아무도 모르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만약 한 명이 썰 때마다 모두에게 정보가 공개된다면, 그것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살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럼 구구덕에서 거위가 오리가 가지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위의 9인 풀링크 예시처럼, 전원 풀링크를 만들어 버리면 된다!
서로가 서로를 다 보고 있다면, 절대로 오리는 아무도 모르게 누군가를 죽일 수 없다.
그럼, 구스구스덕은 이런 노답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어떤 시스템을 강제하고 있는가?
첫 번째로는 미션이 있다.
그러나 시간제한이 없는 미션으로는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이 된다. 왜냐하면 이 미션들은 모든 거위가 다 같이 서로 봐주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오리 직업인 폭탄광이 있다.
오리가 거위가 링크를 하지 못하도록 강제할 수 있는 유일한 경우지만, 솔직히 폭탄광은 더 이상 무지성 링크를 하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할 수 있는 중수 이상의 방에서는 파티오리보다 더 심한 예능 오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무지성 링크를 하는 방에서도 폭탄광은 사기 소리를 듣지 못한다. 배제했다가 게임이 터질 정도로 크게 뒤통수를 맞을 수 있는 암살, 전문, 변장, 투명 같은 직업에 비하면, 폭탄이 돌기 전까지 없다고 배제하고 플레이해도 그만일 정도로 약하기 때문이다. 폭탄 소리도 근처에 있는 모두에게 난다. 여러 명이 동시에 폭탄 소리를 들었을 때, 그때부터 대비를 시작하고 동선을 따도 늦지 않는다.
폭탄광이 심히 쓰레기 직업으로 보이는 것의 정점은 최후에 3인에 폭탄광이 포함되었을 때다. 보통의 오리는 그 상황에서 어떻게든 사보를 터뜨리고, 사보를 해결하러 오는 거위 하나를 썰면 즉시 승리한다. 이 전략을 사용할 수 없는 유일한 오리가 폭탄광이다. 폭탄광은 거위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승리에 대한 부담이 더 커지는 유일한 오리인 것이다.
또한, 건네준 폭탄이 다른 오리에게 넘어간다면, 팀킬 하는 오리가 된다. 흉내쟁이 거위 때문에 오리가 서로 죽일 수 있는 상황을 제외한다면, 유일하게 흉내쟁이가 없어도 오리를 죽일 수 있는 오리다.
폭탄을 넘겨준 즉시, 아직 죽지 않아도 탐정에게 악마로 표시되는 이런 마이너한 디테일조차도 예능성을 추가하는 요소이며, 폭탄광이 죽인 시체는 신고가 불가능하지만 또 대수리의 밥은 된다는 것은, 과연 폭탄광의 존재가 오리의 승리를 위함인지, 대수리의 꽁승을 위함인지 진지하게 의심스러운 정도이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초보자 방이면 모를까, 일정 수준 이상인 유저들 사이에서 폭탄광은 상당히 거위에게 웃어주는 예능 오리일 뿐이다.
세 번째로는 중립인 비둘기가 있다.
비둘기는 모든 사람과 접촉하면 승리한다. 지금까지 언급한 세 가지 상황 중에서, 유일하게 거위에게 제대로 된 위협을 주는 경우이다.
그리고 위에 언급한 풀링크 전략이 실제 공방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못하는 유일한 이유이다. 풀링크를 시작한다면, 거위는 오리가 조금도 무섭지 않다. 비둘기가 훨씬 공포스러운 존재이다.
뭉치면 아주 쉽게 꽁승을 하는 비둘기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칼직이 아무나 썰었는데 그게 운 좋게 비둘기가 아닌 이상, 환기를 자주 시키는 것 말고 거위 입장에서 상대할 방법이 없다. 애초에 승리를 위해 칼을 사용하지도 않으니 동선 추리와 링크 추리가 잘 되면 잘 될수록 비둘기가 의심받는 일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드는 것도 한몫한다.
칼을 피해서 벤트를 타는 것은 인게임에서 무적이 된다는 소리이다. 이는 투표를 제외하고 비둘기를 죽일 수 없다는 이야기인데, 이도 역시 매우 사기적인 능력이다.
거위 입장에서는 오리를 잡기 위해서는 모두가 뭉치는 것이 훨씬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뭉칠 수 없는 유일한 이유는, 비둘기가 너무나도 강력하기 때문이다.
즉 그렇다는 이야기는 만약 비둘기만 파훼가 가능하다면, 거위는 게임에 참여하는 모두가 붙어있을 수 있다. 비둘기만 어떻게든 무력화 시켜버릴 방법이 있다면, 위 더 지니어스 사태처럼, 오리에게 타이밍을 하나도 주지 않고 필승할 수 있다.
그럼, 비둘기를 무력화 시키는 방법엔 무엇이 있을까?
비둘기는 한 라운드에 모든 사람을 감염시키는 것이 승리의 목표이다.
보통은 이 파훼법을 "한 라운드"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종을 치고 환기를 시켜, 강제로 이번 라운드를 종료하고 다음 라운드를 넘어가게 만드는 방법이 사용된다.
그러나 이 방법은, 종을 칠 수 있는 횟수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발상을 전환하고, "모든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완전히 모든 사람을 만날 수 없게 하는 것이라면, 비둘기를 무조건 막을 방법이 있으며 아래와 같다.
16인 기준 8:8으로 설명하겠다. 물론, 12인 기준 6:6도 가능하긴 하다. 16명의 유저를 8명씩 두 개 조로 나눈다.
간단하게 시작하자마자 종치고, 첫 번째 줄과 두 번째 줄 8명을 한 조로 만들고, 세 번째 줄과 네 번째 줄 8명을 한 조로 만들면 그만이다.
그리고, 각 조마다 따로 정해진 집결 장소를 정한다.
거위 칼직은 절대 칼을 쓰지 말라고 하고, 염탐 또는 기계공은 절대 벤트를 타지 말라고 한다. 정해둔 미션 동선을 따라 서로 천천히 움직이며 서로 교차하지는 않지만, 모든 미션을 진행한다. 동선을 짤 때 사보 미션이 있는 곳은, 가급적이면 가장 마지막에 방문한다. 물론 미리 방문해도 승패에는 상관이 없다 단지 오리가 계속 사보를 터트리면 귀찮기 때문이다.
비둘기는 자신을 제외하고, 한 조의 7명은 100% 감염시킬 수 있지만, 반대로 다른 조의 8명은 100% 감염시킬 수 없다. 단 한 명이라도 감염시킬 수 없으면 성립되지 않는 비둘기의 특성상 비둘기가 어느 조에 배정되더라도 절대 이길 수 없다.
그렇다고 감염시키기 위해 빠르게 벤트를 타고 움직인다? 기계공보고 벤트를 타지 말라고 했으니, 어차피 오리 아니면 비둘기다. 심지어 이건 도도새일 확률도 없다. 풀링크로 서로가 서로를 다 보고 있으니, 하수구 들어간 모든 사람들을 다 종치고 달아버리면 그만이다.
거위 입장에서는 오리가 가진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전히 없애는 방법이며, 모두에게 알리바이를 만드는 행위인 위 필승법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오리나 송골매가 써는 순간 즉시 같이 본 다른 사람들이 대수리가 먹기 전에 신고하면 된다. 두 구 정도는 먹혀도 괜찮다 어차피 풀링크라 서로 다 보고 있으니 대수리와 썬사람 순서대로 달아버리면 그만이다.
오리의 사보타지? 두 조 중에서 특정 조가 특정 사보타지를 전담해서 하기로 미리 정해두고 같이 움직이면서 해결하면 그만이다. 만약 확인된 확시가 있다면, 그 사람만 사보 앞에서 대기해도 양호하다.
만약 비둘기가 다른 조를 감염시키기 위해 자리를 이탈한다면, 나머지 거위들이 즉시 종을 치러 가면 된다.
비둘기가 8명을 감염시키는 쿨타임보다는, 반드시 종이 더 빠르다.
도도새가 죽었다면 앞으로 규칙을 어기고 자리에서 이탈하는 모든 사람을 달아버리면 그만이며, 도도새가 의심된다면 숨겨두었던 거위 칼직이 썰어버리면 된다.
이렇게 운영하다, 만약 비둘기가 달려 죽는다면, 그때부터는 모든 유저가 전원 풀링크를 하면서 미션을 진행하면 된다.
이렇게 모든 사람이 서로서로 링크가 되는 상황 속에서, 오리는 들키지 않고 썰 방법이 없다.
그럼 이 방법은 100% 거위 승리를 보장하는가?
완전히 파훼가 불가능하진 않다. 트롤이 없고, 암살자가 다 찍어 맞추지는 않는다는 전제하에 거위가 질 가능성이 있는 소설을 쓰라고 한다면, 지금 필자의 머릿속에는 딱 한 가지가 떠오른다.
오리측이 다 보고 있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무지성으로 킬을 했는데, 그 칼에 하필 자경과 보안관이 정확히 죽어버렸고, 그렇게 두 마리의 오리와 두 마리의 칼직을 교환했다. 그런데 하필 남은 세 번째 오리가 도도새 가능성이 있어서 함부로 투표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송골매나 남은 오리가 약속이나 한 듯 칼직을 사칭하지 않으며 침묵하고 있었기에, 칼직이 전혀 없는 거위들은 도도새를 죽이지 못했고, 그 모습을 보고 남은 오리 하나와 송골매가 투표를 무서워하지 않아 막 썰었는데 하필 중립은 썰리지 않고 정확히 거위들만 먼저 썰렸다. 회의가 열린다면, 수적 우세를 바탕으로 중립들이 약속한 듯 모두 건뛰를 눌러준다. 그렇다면 투표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는 거위들은 이제 하나둘 죽어 나가기 시작할 것이다. 이렇게 오리나 중립이 승리할 수는 있다. 즉, 확률론적으로는 오리나 중립이 이길 방법이 있기야 있다.
그러나 보다시피 이는 100%가 아니라, 그보다 조금 낮다고 말할 수 있는 것에 의의가 있는 수준이다. 이게 현실적인 차원에서 말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얼마나 낮은 확률로 정확히 거위의 특정 직업 두 개를 썰어야 하며, 얼마나 수준 높은 오리-중립의 연합이 필요한 것인가! 차라리 암살자가 다 찍어 맞춰서 이기는 것이 더 현실적인 수준일 것이다. 이런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기적적인 경우의 수가 아니라면, 반드시 거위 필승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이를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게임을 심각하게 루즈하게 만들 수 있다! 1인당 미션을 최소 대여섯 개를 해야 할 텐데, 오리 사보 쿨이 될 때마다 시도 때도 없이 사보를 터트리는 상황이라면, 게임 한 판에 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 따라서 시간이 아까운 공방에서는 영원히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공방에서 위 방법이 완전히 사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필승법만 아닐 뿐이지, 확실한 거위 셋이 링크면 무적이고, 둘만 풀링크를 해도 오리가 썰 수 없는 구도가 나온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8인 풀링크를 통하여 100% 승리가 아니더라도, 고작 2-3인 링크만으로도 거위가 어마어마하게 유리하도록 게임을 풀어갈 수는 있다.
다만, 한 판에 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이겨야 하는 중요한 대회라면 어떨까?
따라서, 필자가 리그운영팀으로 있는 구구덕 대회에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대회를 진행할 때 두 가지 장치를 설치해뒀다.
첫 번째는, 중립+오리의 수가 거위보다 같거나 많게 만든 것이다.
거위가 이 규칙을 따르지 않으면 무조건 투표로 달고 간다고 하더라도, 중립+오리의 수가 같거나 많아서 거위의 말을 듣지 않고 무지성 건뛰를 눌러주면, 거위는 이 풀링크를 강제할 수 없다.
왜냐면 누가 오리나 중립인지 알더라도, 투표로 달고 갈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가장 확실한 방법인데, 대회의 규정으로 절대로 회의를 통해서 같이 플레이할 조를 만들거나, 링크할 사람을 구하는 행위를 원천 차단해 버리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
어쨌든 거위가 사용할 수만 있다면 사기적인 기술이고, 링크 추리고 동선 추리고 아무것도 할 필요 없이 반드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정으로 제재하지 않는다면 대회에서는 오리는 거위가 미션하는 것을 보면서 달리는 직업이 될 뿐이고, 거위도 오리를 추리하는 재미를 버려야 한다.
필승법이라는 것이 모두 추리를 하지 않고 거위가 이기는 방법이다 보니, 추리가 메인 컨텐츠인 게임에서 전반적으로 게임을 재미없게 만드는 방법이지만, 이 방법은 그중에서도 시간까지 오래 걸려서 더더욱 재미없는 게임을 하게 만든다. 게임을 재미있게 하자는 취지를 없애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규정을 만들어 강제로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대회 규정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패치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만약 필자가 구구덕의 패치 담당자라면, 초고수들 경기에서는 고정적으로 비둘기가 2명 이상이 나오게 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것 같다.
그러나, 이미 지금 비둘기 스펙은, 초고수들 사이에서 OP 소리를 듣고 있다. 따라서, 만약 그렇게 한다면 비둘기의 감염 쿨타임에 대한 너프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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