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1일 일요일, 제1회 구구덕 같이할 친구 정모를 진행하였다.
샤인님 주도로 갑작스럽게 오픈챗에 번개로 기획되었고, 방장 역시 이런 갑작스러운 미팅은 불참하려다가 운 좋게도 당일 시간이 되면서 참석하게 되었다.
참가 예정자는 방장을 포함하여 8명이었고, 오후 7시에 왕십리에서 만나는 약속이었다.
방장이 6시 30분에 도착했는데, 약속 장소에는 아무도 없었다. 바인님이 6시 57분에 늦지 않고 도착했지만 딱 거기까지.
8명 중 6명은 모두 지각이었는데, 지각자 중에서는 중범님이 약 20분 지각으로 3등이었다.
그렇게 개트롤님, 박민트님, 준영님도 차차 오셨다. 개트롤님과 박민트님은 엄청 어려 보였고, 준영님은 민간인 수준을 초월하여 연예인 어느 지점까지 도달했을 것 같은, 이국적인 잘생김이 얼굴에 묻어나왔다.
방장이 20대 후반이다 보니 괜히 20대 초반끼리 재미있게 노는 자리에서 눈치 없이 참가한 부장님 포지션일 줄 알았다. 그래서 처음엔 인사만 하고 빨리 사라지려고 했는데, 다행인 점은 20대 초반이라는 거짓말과는 달리 다들 실제 나이는 필자와 동년배였다는 점...
다들 약속이나 한 듯, 만나기도 전부터 거짓말을 선빵으로 치시는 것을 보고 확실히 거짓말하는 게임에서 진행하는 정모답다고 느꼈다.
만나서 통성명을 진행한 개트롤님은, 만나자마자 본인 실제 나이보다 자그마치 12살을 깎아서 미성년자라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확인이 되었다. 12살을 속였다는 것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미성년자라고 주장하는 본인은 정작 술집 사장님이라는 점... 그런데 술집 사장이라는 사실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개트롤님의 맥주 따르는 실력이다...
이게 그 방장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거품을 먹는 레스토랑 뭐 그런 건가...?
아니면 아직도 파악하지 못한 거짓말이 어디엔가 남아 있는 것인가...?
이렇게 화목한 분위기가 오고 가는 도중에, 8명 중 7번째로 샤인님이 등장했다. 샤인님은 자그마치 두 시간이 넘게 지각했다. 물론, 아직도 꾸쓰님은 오지 않았다...
샤인님은 2시간 넘게 지각했다는 사실이 미안해서였을까, 시작하자마자 말도 안 되는 저세상 친근함으로 접근하시더니, 통성명도 생략하고, 처음 본 사람들의 나이를 맞추겠다고 하며, 바인님에게 대뜸 "님 31살이죠?"라고 웃으며 말한다...
방장은 오랜 외국 생활을 했기에 이번이 생에 처음 한국식 술자리를 경험해 본 것인데, 사실 처음 본 사이에서 첫 마디가 이거라니, 벌써부터 좀 충격적이었다...
그렇게 통성명만 하고 샤인님 주도로 즉시 술 게임이 진행되었다. 개트롤님이 소주 맥주를 1:1 비율로 탔고, 그렇게 엄청난 폭탄주를 벌주로 마시게 되었다. 방장은 한국의 술 게임을 전혀 해 본 적이 없으므로, 방장이 모르는 짧은 템포의 게임 몇 개가 오가는 순간에 아주 빠른 속도로 모두 다 취해갔다.
그 와중에 샤인님께서는 술을 마시지 않는 방장의 벌주를 대신 마시겠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정작 게임을 처음 하는 방장이 아니라 샤인님이 연속으로 술 게임에서 패배. 3연패를 했던 시점에는, 너무 취했는지 대신 마셔달라고 여기저기 부탁하기 시작했다.
샤인님이 도착하고 불과 몇십 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샤인님이 옆에 앉아있었던 준영님께 과하게 부탁하니, 준영님의 손이 장난으로 샤인님을 때리려고 하고, 준영님은 자기 손을 타이르면서 모두에게 웃음을 주기도 했다.
분위기가 이러니 샤인님은 자기보다 자기 여동생이 더 예쁘다면서 여동생 사진을 여기저기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마치 방장이 군대 갔을 때 선임들이 하도 갈궈서 자주 연락하지도 않은 예쁜 사촌 여동생 페이스북 연락처를 팔았던 기억이 나기도 해 샤인님이 살아남기 위해 하는 모든 몸부림에서 뭔가 안쓰러움이 느껴졌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외국 생활을 오래 한 방장은 한국에서 대학을 다닌 적이 없다. 따라서 한국식 마셔라 마셔라 술 문화를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 필자에게 처음 본 사람들끼리 만나서 먹기 싫어하는 술을 서로 먹이는(?) 문화는 참 신선(?)했다.
조금은 샤인님에게 공격적인 분위기이기도 했지만, 샤인님이 워낙 대인배스러운 마음으로 웃으면서 재미있게 넘기고, 추가로 공격할 소스를 스스로 제공해주는 상태가 유지되니 서로 깔깔깔 거리는 분위기도 쉬지 않고 계속 이어졌다. 분위기를 위해 이렇게 행동하는 샤인님이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휘력이 부족한 방장의 표현으로는, 이렇게 웃기고 좋았던 분위기를 글로 표현하라고 한다면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젊은 느낌'이라고밖에 설명할 길이 없을 것 같다.
그러는 와중에도 벌주가 너무 독하니, 벌주 마시고 추가로 마실 물컵을 따로 준비했는데, 거기에 물을 비우고 물과 똑같이 생긴 소주를 가득 담아둔 준영님이 계속 깡소주로 암살을 시도했다...
또한 그 뒤로도 샤인님은 주로 게임에서 지는 포지션이었고, 나중엔 본인이 이기기 위해서 제안한 게임들은 다른 사람들이 아무도 모르는 게임이었다. 샤인님은 이게 '요즘 20대 초반이 많이 하는 술 게임' 이라고 주장했지만, 가장 어린 중범님과 준영님이 모르는 게임이었기 때문에 누구 말이 맞는지는 아직까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1차를 끝내고, 노래방으로 2차를 갔다. 중범님은 엄청난 고음 노래를 척척 소화했으며, 바인님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빨래"라는 노래는 했는데, 너무 잘 부르셔서 다 빨래질 당한 느낌이었다...
샤인님은 마이크도 한 번 잡지 않고, 그 텐션을 유지한 채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은 방장도 체력이 고갈되어 피곤한 시점이었는데, 참 대단한 정신력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새벽 4시까지 달리고, 다들 이제 그만 헤어지는 분위기 속, 1차 때만 해도 멀쩡하시던 중범님이 2차에 너무 많이 마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막차는 끊기고 첫차는 오지 않은 상황. 급하게 준영님 친구분의 숙소로 이동하여 컵라면으로 해장을 하려고 했는데, 준영님이 마시려고 담아둔 소주 사발을 물인 줄 알고 들이킨 중범님은 결국 그 자리에서 눈에 실핏줄이 터진 상태로 자기 시작했다.
문제는 30분 자고 일어났을 때, 첫 차가 와서 중범님을 보내드렸는데, 가면서 오늘 면접이 있다고 하셨다.
세 시간 뒤에 중요한 직장 면접이 있는데, 이렇게 쓰러지기 직전까지 술을 마신다는 것이 가능한지 아직도 모르겠다.
그리고 중범님을 보내드렸을 때까지, 오기로 약속한 꾸쓰님은 결국 나타나지 않았다...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헤어지는 그 순간까지 다들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2022년 8월 21일,
역사적인 첫 구구덕 같이할 친구 오픈챗의 정모를 기념하며


댓글 없음:
댓글 쓰기